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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소포성 림프종 4기 판정과 바로 항암 1차 시작

by pentode 2023. 11. 9.

2023년 11월 08일 수요일 입니다.

다학제통합진료가 있었습니다. 여러 교수님들이 검사 결과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결과는 소포성 림프종 4기입니다. 글을 쓰는 지금은 하루가 지난 시점인데, 그때 무슨 예기를 들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기억나는건 몸속에 많이 퍼졌고, 골수는 깨끗하다는 것입니다.

 

당일 바로 항암치료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첫 항암이라 입원해서 하는것이 안전하다고 하시지만, 내 목숨이랑 엄마 목숨이 연동되어 있는 듯한 상황이라 통원치료를 하기로 했습니다.

 

항암주사실로 올라가서 첫날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1차 항암이 첫날은 다섯시간 정도 걸리고, 둘째날은 한시간 정도 걸릴것이라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다섯시간이지 중간에 과민반응이 심하면 항암주사실에서 모두 맞지 못하고 낮병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합니다.

 

주사라인을 잡고, 약이 조제될때까지 대기하면서 영양요법, 과민반응, 부작용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주사 라인을 잡아둔 상태

 

첫 약은 과민반응을 줄이는 약을 한시간 동안 맞고, 다음 약은 네시간 동안 양을 늘려가면서 주사합니다. 약병을 씌운 봉지에 그려진 도표를 보면 30분 간격으로 증량하여 8번 증량하면서 주사하는것으로 추측이 됩니다. 물어보지는 않았습니다.

 

본약 첫번째 타임이 끝나기전에 과민반응이 왔습니다. 목뒤가 부어오르는듯한 느낌에서 간질간질, 따끔따금한 것이 올라오는것 같아서 바로 이야기를 합니다. 주사를 중단하고, 과민반응을 줄이는 약을 주사했습니다. 과민반응은 점점 퍼져서 목구멍 전체가 따끔따끔한 정도 되었다가 가라않았습니다. 30분 정도 중단했다가 다시 주사를 시작했는데, 과민반응이 심하면 천천히 맞아야 해서 시간내에 다 맞지 못한다고 합니다.

 

잠시동안 심하지 않으면 말하지 말고 참아야 하나 하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안그래도 간당간당한 목숨을 내던지는 짓이 될 것 같아 하지는 못했습니다. 계속 주사를 맞는 동안 다시 과민반응이 없어서 시간내에 끝낼 수 있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 콧물이 나네요. 이것도 과민반응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심한게 아니라 부작용을 줄이는 주사를 한번 더 맞고 계속해서 주사하기로 했습니다. 결국은 시간내에 모두 맞을 수 있었습니다.

 

수납을 하고, 약을 타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좀 늦었지만, 어머니와 식사를 하고, 설거지를 한뒤에 침대에 누웠습니다. 잠시 쉬다가 10시쯤 어머니 밤 약을 드리고, 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최근 들어 처음으로 바로 잠든날인것 같습니다.

 

 

2023년 11월 09일 목요일입니다.

 

항암 2일차 입니다. 오늘의 일정은 혈액검사, 교수님 진료, 2일차 투약입니다. 진료 2시간 전에 채혈을 해야 진료시간에 검사결과를 볼 수가 있고, 병원까지 가는 시간도 있어서 새벽 4시에 일어나 아침준비를 하고, 어머니와 식사를 한 후 정리하고 병원으로 향합니다. 6시간밖에 자지 못했는데, 왠지 개운합니다.

 

7시에 도착했지만 번호표는 50번대네요. 7시 5분이 되자 채혈을 시작합니다. 사람들이 쭉쭉 줄어갑니다. 빨리도 뽑네요. 7시 30분에 채혈을 마쳤습니다.

 

예전에는 주사를 맞으면 밴드나 알콜솜등으로 5분 또는 10분 누르고 있으라고 하면 거의 1, 2분만 누르고 말았는데, 이제는 꼭꼭 시간을 채웁니다. 양팔에 온통 주사바늘 자국인데, 피멍이 들면 주사하기 더 힘들어 질까봐 그렇습니다.

 

진료까지 시간이 남아서 편의점에서 물하나, 커피 하나 사서 주차장의 차로 갑니다. 알람 맞춰두고 잡니다. 잠이 잘 오네요.

 

진료에서는 혈액검사 상태가 좋다고 하시네요. 다음 일정을 예기하고, 수납 후 외부약국에서 약을 사서 주사실로 향합니다. 항암주사전 타이레놀을 한알 먹습니다. 이번주사는 열이나거나, 통증이 있을 수 있는 걸까요?

 

이번 주사는 별일없이 시간내에 끝났습니다. 주사 맞는 동안 전에 주문한 어머니 욕창방지매트가 재고가 없다고 취소 되어서 다른곳에 다시 주문을 하였습니다.

 

집에 돌아와 보니 이모께서 전복죽을 끓여 오셨네요. 어머니도 죽을 드셨다고 합니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검사 때부터 이때까지 쌓아뒀던 쓰레기들을 분리수거 했습니다. 한다고 하는데도, 집안이 엉망이 되어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제 다음 항암까지 시간이 좀 있고, 요양보호사분도 구해지면 좀 나아질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글을 쓰고 있는 도중에 코를 파다 살짝 찔러서 피가 조금 났습니다. 별 일 아닌데, 항암중인데 감염이 되는거 아냐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정말 이걸로 감염이 되어 문제가 생기는 코미디 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겠죠?  이제 2일차인데, 면역력이 아직 심하게 떨어지지는 않았을거라 생각해 봅니다.

 

항암 1차를 마치고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림프종 판정, 검사들, 항암치료까지 물에 쓸려 떠내려가듯 지나온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울었는데, 지금은 생활이 더 걱정이 되어서 인지 울음이 많이 줄었습니다. 없어지지는 않겠죠.

 

검색으로 림프종의 항암요법에 대해 여러가지 알아봤는데, 항암 1차를 끝낸 상황에서 내가 어떤 항암요법을 사용하는지 명칭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일정이나, 약의 숫자, 부작용 설명 중 머리가 많이 빠지지는 않는다는 예기 등을 종합해보면 BR 요법이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이제 몇일이 지나면 면역력 저하로 각종 부작용이 올것입니다. 걱정입니다. 그래도 암이 없어진다고 생각하고, 잘 참야야겠죠. 어떻던 항암 3차후에 중간검사를 한다고 하는데, 이때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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