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29일 입니다. 매일 글을 적겠다고 했는데, 20일만이네요. 항암이 처음이다보니 몸이 어떻게 될지 몰랐었던 것입니다.
1차 항함 첫째 날 주사 후 그날밤에 너무 잘자서 둘째 날 주사 맞고 집에가서 푹자야지 했는데, 왠걸 그날밤은 한숨도 자지 못했습니다. 몸의 피부와 알맹이가 분리된것 같은 이상한 느낌에 오한이 드는건지 아닌지 이상하고, 불편한 처음 겪는 느낌에 한숨도 자지 못했습니다. 추운것 같아서 장판 온도를 아무리 올려도 전혀 몸이 따뜻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거기서 끝이 아니고 다음날 아침부터 속이 메슥거려서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누룽지 삶아서 조금씩 마셨고, 그나마 단것은 먹어져서 야채 쥬스를 사서 조금씩 마셨습니다. 3일동안 심하게 메슥거리다가 4일차부터 조금씩 나아졌습니다. 그래도 음식을 보면 메슥거리는데, 입에 넣으면 먹어지기는 합니다. 또다른 부작용으로는 쉽게 피로해 진다는 것입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한, 두시간 누워있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피곤해집니다.
일주일쯤 지난 17일 채혈 후 진료를 보고 2차 항암 일정을 정했습니다. 항암전 PET-CT에서 위에 뭔가 보인다고, 위내시경이 필요하다고 했었는데, 그 일정도 잡았습니다. 그날이 바로 오늘 입니다.
역시 수면내시경이라 주사를 맞아야합니다. 2차항암을 위해서 상태가 좋은 왼팔은 아껴두고, 이제까지 각종 검사와 1차항암으로 너덜너덜해진 오른팔을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간호사님이 한참 두드려보더니 안되겠는지 다른 팔을 내놓으라고 하는군요. 속으로 울면서 왼팔을 내어주었습니다. 제발 아무것도 없기를 바랐지만, 뭔가 떼어냈다고 하는군요. 결과는 2차항암일인 12월 06일날 듣게 될텐데, 걱정입니다.
그외에 달라진 일상으로는 방문요양 신청으로 요양보호사께서 하루에 세시간 어머니를 돌봐주시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어머니 점심을 챙겨주시는 것만으로도 제가 쉴 수 있는 시간이 좀 늘어났습니다.
며칠전에는 몸이 아파지기 시작했던 8월 부터 전혀 손대지 못했던 논에 가 보았습니다. 논이지만 작년부터 콩을 심어서 올해 콩농사 2년차가 됩니다. 첫해에 힘들었던게 많아서 콩 파종기도 사고, 충전식 분무기도 사고했는데, 관리도 수확도 못했네요.
내년에 다시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이제 농사는 포기해야 하나 여러가지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합니다.
밥하고, 밥먹고, 설거지하고, 산책 조금하고, 누워서 쉬고의 반복인 일상이 되었습니다. 아까운 시간을 너무 의미없이 보내는게 아닌가, 뭔가 좀 준비를 하고, 안해본걸 해본다던가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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