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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휴가가 끝나가는 오후 - feat. 텃밭

by pentode 2018. 4. 12.

이제 휴가가 하루 남았습니다. 휴가의 정석 방콕을 실천하다 너무 침대와 하나가 되는것 같아 텃밭을 잠시 둘러 보았습니다. 휴가 내내 날은 계속 흐린데, 비는 부슬부슬 몇 번 오는 정도네요. 밤에 한번 많이 왔다고 하는데, 해갈에는 부족한것 같습니다.


창고 구석에서 잘 자라고 있는 트리안 입니다. 처음에는 집안 생활을 좀하였는데, 진딧물이 너무 많아서 바깥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사진상으로도 새순쪽에는 진딧물이 많이 붙어 있는게 보입니다. 오른쪽에는 개미가 진딧물에게서 단물을 받아 먹고 있는게 보이네요. 무슨 생태 학습장 같습니다. 개미가 진딧물 잡아먹는 무당벌레를 쫓아주는 것만 있으면 교과서 될 것 같습니다.




심은지 4년차 되는 대추나무 입니다. 계란만한 대추가 열린다는 묘목을 샀는데, 그냥 좀 큰 대추가 열립니다. 작년까지는 몇개 달리지 않았는데, 올해는 가지가 휘어지게 대추가 달렸습니다. 대추는 자급할 수 있겠습니다.




배나무 가지치가 해서나온 가지들을 모아둔 장작 입니다. 뼈고을 때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그런데 요즘은 곰탕을 끓여본적이 없네요. 다른 집처럼 화목난로를 들이면 사용할 수 있을것 같은데, 그때는 오히려 나무를 더 사야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호박꽃입니다. 따로 심은것은 아니고, 버려진 씨가 나서 호박이 자랐습니다. 이렇게 자란 호박의 경우 꽃은 피지만 열매를 잘 맺지는 못합니다. 따로 거름을 주거나 하지 않아서 그런것 같습니다.




배나무 밑에서 자라고 있는 호박 줄기 입니다. 위의 꽃을 피운 줄기이죠. 아마 얼마지나지 않아 사라질 운명일것 같습니다. 배밭 제초할 시기가 오고 있으니까요. 요즘 과수원은 제초제를 쓰지 않고, 예초기로 풀을 벱니다. 그게 땅이 물을 간직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이건 가꾸고 있는 호박입니다. 담으로 줄기를 올렸는데, 요즘 물부족으로 시들시들 합니다. 호박 세 개가 달린게 보입니다. 여기는 두 종류의 호박이 심겨져 있습니다. 엄청나게 커진다는 슈퍼호박과 일반적인 누런 호박 입니다.




집 앞에 심겨있는 가지 입니다. 가지 세 포기면 부족함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한참 많이 날 때는 세 포기에서 열리는 가지도 다 먹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없을때는 너무 없고, 많을때는 너무 많아서 남아도는 거죠. 소량으로 철이 다른 여러가지 채소를 심으면 다른 종류의 채소를 계속 먹을 수 있습니다. 물론 겨울에는 사먹어합니다.




방울 토마토 입니다. 몇년 전부터 방울토마토만 심습니다. 난 큰 토마토가 좋은데 왠지 큰 토마토는 잘 썩고 키우기가 쉽지가 않더군요. 방울 토마토는 별로 하는것도 없어도 그냥 잘 자랍니다. 하지만 올해는 방울 토마토도 잘안되네요. 가뭄에는 장사가 없는것 같습니다.




가지꽃입니다. 박쥐 날개같이 생겼습니다. 꽃 왼쪽위에 조그만 녀석은 거미 입니다. 가지꽃도 어두워지면 오무렸다가 아침이면 다시 펴집니다.




나뭇잎에 숨어 있어서 수확의 손길에서 벗어난 블루베리 입니다. 두 그루 화분에서 키우는데, 나무가 조금 크니까 두 그루에서 따는 걸로도 상당한 양이됩니다. 생과를 사먹으려면 제법 비싼데, 그냥 따먹을 수 있는게 좋은것 같습니다. 가을에 분갈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추를 말리는 중입니다. 올해는 말린 고추를 좀 사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작황이 안 좋아서 키운것만 가지고는 김장을 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올해 고추는 새로운 품종으로 심었는데, 색깔도 좋고, 맛도 좋은것 같습니다. 풋내가 나지 않고 들큰하고 적당히 매운게 올해 김장 김치는 기대가 됩니다. 하지만 작년 김장 김치 맛이 너무나도 좋게 되어서 친척들 사이에서 호평이었는데, 그것을 뛰어 넘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김치맛이 항상 해걸이를 해왔기 때문이죠. 무슨 이유인지 한해가 맛있으면 다음해는 맛이 없었던게 반복이었던지라 고추만으로 이걸 벗어날 수 있을지 미지수 입니다.




비료 포대에 심은 고구마 입니다. 올해는 고구마 심을 곳이 없어서 비료포대에 심었습니다. 양파와 감자는 계란과 메추리알 크기 였는데, 고구마라도 잘되었으면 합니다. 가을이 되어서 비료포대를 찢으면 고구마가 쏟아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봉지 싸기를 빼먹은 배 입니다. 이제 다시 싸줄일을 없을것 같습니다. 그냥 알배 인채로 익어가야 합니다. 품종은 뭔지 모르겠네요. 올배일 것으로만 추측합니다.




지금쯤 가지 사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풍성하게 가지가 뻗었어야 하는데, 너무 소박하게 자라고 있는 고추 입니다. 이제라도 비가 좀 더 오면 더 자랄 수도 있을 텐데, 비가 잘 오지 않네요.




올해 2년차 도라지 입니다. 봄에 모두 캐서 옮겨 심은 것입니다. 3년 키우면 캔다고 하는데, 내년봄에 한번 더 옮겨 심고 가을에 캐면 되는데, 역시 잘 자라지 않아서 한해 더 키워야 할 듯 합니다.




밭가에 두 그루 심어져 있는 밤나무 입니다. 올 밤이라 얼마지나지 않아서 밤송이가 벌어지고 수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역시 두 그루로 맛만 보는 정도 입니다.




밤송이 클로즈업. 작년에 슬리퍼 신고 나갔다가 밤송이 밟아서 뒷꿈치에 가시가 20여개 정도 박혔었습니다. 그걸 빼느라 고생했던 생각이 떠오르네요. 바늘과 핀셋을 들고 모두 뽑는데 며칠은 걸린것 같습니다. 허리가 유연하지 못해 뒷꿈치의 가시를 빼는것은 너무 힘들더군요.




들깨 모종입니다. 여기가 모종 밭이었는데, 속아서 옮겨 심고 남겨둔 것들 입니다. 들깨는 씨를 받는 품종과 잎을 먹기 위한 품종이 따로 있습니다. 씨를 받는 품종을 들기름을 짜기 위한것입니다. 나는 차이점을 잘 모르겠던데, 종묘사에 가면 그렇게 따로 팝니다. 이것은 들기름을 짜기 위한 품종입니다.




밭에 쳐져 있던 거미줄 입니다. 거미는 어디로 숨었는지 못찾았습니다. 아침에 이슬 맺힌 거미줄에 떠오르는 햇살을 받고 있는 사진을 찍고 싶지만, 나의 아침잠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군요. 출근할 때 외에는 일찍 일어나지지가 않습니다. 사회의 톱니바퀴로 잘 훈련된 인간이 된 것일까요? 단순한 게으름일까요?



이제 하루만 더 지나면 휴가가 끝나는 군요. 마지막 하루도 침대와 하나가 되어 푹 쉬어야 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즐거운 휴가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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